여름에 책 읽는 이야기

 

드라마도 봤지만 틈틈이 책도 계속 읽었다. 이번 여름에 읽은 책들 정리 (순서는 뒤죽박죽, 빼먹은게 있을지도)

 

<자기혁명> 박경철

갑자기 무엇인가에 홀린 듯, 오래전에 읽고 소장하고 있었던 이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 중 내 마음에 콕 박히는 부분은 “본질”에 관한 것.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상은 복잡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라고 했다.

나에게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은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화살 앞에 맨몸으로 서있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우리가 현상의 포로가 되는 이유는 내가 아는 지식과 정보들이 아까워서 산만하게 흩어진 미약한 정보들을 모두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자기가 아는 것을 기준으로 현상을 보고, 그것을 뿌리내려 본질을 이해하는데 쓰기보다는 그저 정보의 양을 늘리는 데만 집착하는 것.

지난 1년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논문 읽는데 투자했다. 논문읽으면서 내가 느끼는 어려움이다. 그저 많은 연구들을 기억하고 더 많이 읽으려고만 했다. 그래도 끝없이 쏟아질텐데. 정말 중요한 것은, 연구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질문을 탐구하는 의미는 무엇이며 이 결과는 우리가 이전에 알고있던 것을 어떻게 바꾸는지, 어떤 부분과 충돌하는지 생각해서,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본질”을 담아야하는 건데. 그저 많은 수의 논문을 훑어지나가는 것으로는 아이디어 만드는데 그닥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시립도서관에 있길래 빌려본 책인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제목만 여러번 들어본 <혼창통>의 저자구나. 앞에서 말한 “본질”과 연결되는 내용이다. 기업의 시선에서, 개인의 시선에서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메모를 많이 하면서 읽었는데, 그중에 “본질” 찾기에 관련한 부분을 뽑아서 데려온다.

p88

잡스는 2006년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내놓는 첫번째 해결책은 지나치게 복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여기서 포기하지요. 하지만 계속 문제를고민하여 양파 껍질을 벗기다보면 아주 고상하고 단순한 해결책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p172

우리가 단순해지기 어려운 이유는 단순해지려고 마음먹었다 해도, 세상의 변화나 주변의 의견에 휘둘려 금방 이런저런 곳을 기웃대기 때문이다. 그러면 곧 복잡해진다. 대상에 매달리고 거기에 얽매이지 않으려면 중심이 ‘서야’ 한다. 나 자신의 중요한 존재가치를 찾아야 한다. 쉽게 변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가변적이고 피상적인 내가 아니라 어떠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 당당하며 활달한 나, 그런 나의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

‘왜’에 집중한다는 것은 ‘나’를 찾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과 다름없다. ‘나’를 세우고 ‘왜’를 세우면 나아갈 ‘길’이 보인다. 목표를 정하고 똑바르게 걸어가는 사람은 방황하지 않는다. 목적과 방향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주변의 평가나 시선에 좌우되지 않고 뜻한 바에만 정진할 수 있다. 그래서 ‘세움’이란 곧 ‘집중’이다.

 

<The other side of normal> Jordan Smoller 

챕터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읽은 책. “abnormal”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normal”을 알아야한다-라며 시작하는 Psychiatry 교수이자 의사의 책. normal/abnormal의 경계선은 무엇일까- 내가 늘 품었던 질문으로 시작해서 더 푹 빠져들 수 있었던 책. 환자들의 이야기, 뇌인지심리학 발견들, 개인 경험 등등 잘 섞고 버무려서 재미있게 읽었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혜민스님

위로가 필요한 날에 꺼내드는 책 중에 한 권이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다. 그런 분의 새 책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전자책으로 사서 읽었다. 음 좋았다. 혜민스님 특유의 유머가 좋다.

<그리스인 조르바>

5월에 비행기 연착으로 쭉 읽고, 미국에 돌아온 이후로 이어서 읽지 못하고 있던 책. 며칠 아파서 누워있는 동안 다 읽었다.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고전인데.. 읽고난 후의 느낌은 솔직히 그냥 그렇다. entertaining한 책이고, 중간중간에 피식 웃으면서 읽었다. 내가 놓치는 게 있나 싶어서 이 책을 다룬 빨간책방 팟캐스트를 다시 들어봤다. 이 책은 남자들이 ‘최고의 고전’이라 꼽고 여자들의 반응은 그저그런 책이라고 한다. 그 시대에 여자에 대한 남자들의 태도가 좀 거슬렸던 걸까 ㅎㅎ 이동진 평론가와 김중혁 작가의 디스커션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소설속 ‘나’에게 주어진 “소극적인 자유”와 조르바에게 주어진 “적극적인 자유”의 차이. ‘나’에게 자유라는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 것, 그리고 조르바에게 자유란 내가 하고싶은 것을 찾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유”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과 함께 크레타섬의 파-란 풍경을 상상하면서 읽었던 소설.

<채식주의자> 한강

읽었다!! 드디어!! 계속 망설이다가, 역시나 삘이 딱 꽂히는 시기가 왔다. 바로 전자책으로 사서 휘리릭 읽었다. 마음의 준비를 한 덕에 뭐 놀라거나 충격을 받진 않았다. 뭐랄까- 좋다고 안좋다고 말하기가 애매하다. 한 편의 예술영화를 본 기분이다. 예술의 좋고나쁨을 평가할 수 없듯이 이 소설도 좋고나쁨을 내가 이야기하면 안될 것만 같았다. 메세지를 꼽자면 ‘잔혹함에 대한 반항’ 정도? 읽고나서 내 느낌을 또 한번 빨간책방 디스커션과 비교해봤고, 며칠전에 학교 선배 두명과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언니는 나와 비슷한 느낌으로 읽었고, 오빠는 나와 정말 다르게 읽었다. 1,2,3부에 대해서 해석하는게 정말 많이 달라서 놀랐다. 곱씹어보면서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한 작품이다. 생각할수록 영문판으로도 읽어보고 싶다. 맨부커상 수상하는데 번역가의 역할이 컸다는 것도 모두가 하는 말이니까. 한강 작가의 다른 소설을 읽어볼 자신은 아직 없다. 아마 <소년의 온다>는 영영 못읽을 것 같다.

<백수생활백서> 박주영

시립도서관에 갔다가 아주 랜덤하게 뽑아든 책. 책표지에 “2006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라고 쓰여있다. 너무 랜덤하게 만난 인연이라 아무 기대없이 읽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인생 = 책”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 가족, 친구들에 대한 내용을 소소하게 쓴 소설이다. 책에 빠져사는 주인공은 인생의 목표가 독서다. 책을 사기 위해서 돈을 벌고 책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만난다. 만나는 사람이나 벌어지는 일들에 떠오르는 책의 구절도 함께 담았다. 주인공의 가장 친한 친구는 영화광이다. 친구와 슬립오버하면서 잠자기 직전에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기분으로 읽었다. 여기 소개된 책, 영화들 적어놓고 보고싶어지게 했던 소설.

<On the move> Oliver Sacks

지금 읽고있다. 그 유명한 올리버색스의 자서전. 첫부분부터 대박이다 ㅋㅋㅋㅋㅋㅋㅋ 우왕

여전히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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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days

 

Today’s dinner: mixed greens, cucumber, and avocado + cilantro/jalapeño hummus

Forgot to take a picture of it (too hungry, obviously), but the ingredients were all green!

With green grass and trees in the view from my room,

it really feels like summer :)